[앵커]
전북 무주에 나랏돈 수천억 원이 들어간 태권도원이라는 곳이 있습니다.
태권도 보급을 위해 만든 세계 최대 규모 태권도 공원인데, 시설 절반이 고장 난 채 2년 가까이 사실상 폐허 상태로 방치돼 있습니다.
감독을 해야 할 문체부가 손을 놓고 있는 사이 직원이 공금을 횡령하는 사건까지 터졌습니다.
양시창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기자]
체험관 한쪽에 고장 난 발차기 체험 도구들이 공중에 매달린 채 덩그러니 놓여 있습니다.
간판만 놓인 2층 카페는 테이블도 없이 텅 비었고, 3층 극장 시설은 아예 문을 닫았습니다.
[태권도원 체험관 관계자 : (기계 점검은 언제까지 해요?) 내년 초쯤….]
이곳은 태권도 관련 3D 입체 영상을 관람할 수 있는 곳이지만 반년 넘게 가동이 중단돼 있습니다.
국가 예산 2천4백억 원이 들어간 전북 무주의 태권도원은 지난 2014년 문을 열었습니다.
서울 여의도 면적 절반에 달하는 규모로 태권도 경기장은 물론 관광객 체험을 위한 체험관까지 들어섰습니다.
체험관 등 내부 시설에만 87억 원이 투자됐습니다.
하지만 지은 지 열 달 만에 곳곳이 고장 나면서 시설 대부분은 1년 넘게 사실상 방치돼 있습니다.
[태권도원 관계자 : 여러 사람이 같이 한꺼번에 이용하기 어려운, 아마 처음 기획했을 때 정도가 (예상이) 안 된 거 같아요. 안전성에도 문제가 있고….]
시설만 문제가 있는 게 아닙니다.
영업을 담당하는 과장은 1억 원이 넘는 공금을 횡령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습니다.
학생과 회사원 등이 낸 교육 프로그램 참가비를 개인 통장에 받아 마음대로 사용한 혐의입니다.
[전북 무주경찰서 관계자 : (수사가) 진행 중이에요. 아직. 추가 확인할 것도 있고….]
감독기관인 문체부가 뒤늦게 예산 낭비에 대해 주의 조치를 내리기는 했지만, 사용할 수 없는 시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골칫덩이가 됐습니다.
[문체부 관계자 : 영상실 다 들어내고 하면 너무 예산 낭비가 된다. (그렇다고) 지금 있는 시설을 수리해서 계속 매몰 비용을 국고를 투입해서 할 것이냐….]
수천억 원의 나랏돈을 쏟아붓고 해마다 2백억 원의 국민 혈세가 들어가는 곳이지만 주먹구구식 운영과 감독 기관의 뒷짐 행정 속에 부실 덩어리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YTN 양시창[ysc08@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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