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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AI 바이러스 확산을 막으려고 땅에 묻은 닭과 오리가 3천만 마리가 넘었습니다.
살아 있는 생명체를 어쩔 수 없이 죽여야 하는 사람들 역시 말 못할 마음의 상처에 아파하고 있습니다.
AI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사람들을 이승배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직접 마주한 매몰 현장은 TV 화면에서만 보던 것과는 달랐습니다.
이산화탄소 가스를 주입한 뒤 힘없이 쓰러지는 가축의 모습은 아직도 어제 일처럼 생생합니다.
[이창원 / 매몰 작업 참여자 : 가스를 주입해서 죽일 때 오리들이 조금이라도 숨 쉬어보려고 고개를 드는 장면을 봤을 때 그게 계속 생각이 나요. 그게.]
애써 보지 않으려 고개를 돌려도 울부짖는 소리가 귓속을 파고듭니다.
[이진 / 매몰 작업 참여자 : 꽥꽥거리는 소리가 멈추기 시작하니까 어떤 상황인지 알 수 있잖아요. 되게 불쌍하고….]
매몰 작업을 다녀오고 난 뒤 며칠 동안은 밥맛도 잃었습니다.
닭과 오리 고기는 아예 입에도 대지 않습니다.
[노부기 / 매몰 작업 참여자 : 막상 그런 음식을 보게 되면 생각이 떠오르기 때문에 그런 음식을 피하게 되는 상황입니다.]
애써 무덤덤한 척하지만, 마음에 입은 상처는 쉽게 지워지지 않습니다.
[이주호 / 매몰 작업 참여자 : 살아 있는 생물을 죽여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마음이 안타깝고….]
언제 끝날 지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차상화 / 매몰 처리 업체 대표 : 6주를 넘게 되면 (2주를 쉬어야 해서) 현장 투입 자체가 안 되게 돼 있습니다. 그러면 그다음에는 투입할 인력이 전혀 없다는 거죠.]
불과 두 달 사이 땅에 묻은 닭과 오리만 무려 3천만 마리.
힘든 작업에다 AI 트라우마까지 겹쳐 현장에 투입된 사람들의 심신은 극도로 지쳐가고 있습니다.
[홍미연 / 심리 상담사 : 정신적인 외상을 겪었다고 생각을 못 하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은 어떤 심리적 충격이나 이런 거는 외부로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이런 심리적 상담이 사실 필요한 거고요.]
전문가들은 감정을 표현하고 대화를 나누는 것이 가장 좋은 극복 방법이며 불안 증상이 계속될 경우 심리 상담을 받으라고 말합니다.
YTN 이승배[sbi@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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