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살인적인 폭염이 이어지고 있지만, 선풍기 한 대만으로 더위를 버티는 시민들이 있습니다.
바로 도심 쪽방촌 주민들과 아파트 경비원들인데요.
열악한 환경에서 더위와 사투를 벌이는 사람들을 차정윤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굽이굽이 골목을 지나 방 안으로 들어서자, 어른 한 명 간신히 몸을 뉘일 만한 공간이 나타납니다.
창문 하나 없는 작은 방 안에서 의지할 것은 선풍기 한 대뿐.
숨이 턱턱 막히는 한증막 같은 공기 탓에 온몸에는 땀이 비처럼 쏟아집니다.
[쪽방촌 주민 : 너무 힘들어요. 물을 하루에 세 컵을 먹어야 해요. 플라스틱 페트병으로 이만한 거로요.]
여름만 되면 쪽방촌 주민들은 그야말로 그늘막 찾기 전쟁입니다.
다리 밑 그늘로, 지붕 아래로 몸을 피해 봐도 40도에 육박하는 더위를 나기엔 속수무책입니다.
소방대원들이 골목 바닥 구석구석 물을 뿌려보지만, 열기가 식는 건 잠시뿐입니다.
[쪽방촌 주민 : 밤에 잠자기도 어렵죠. 끈적끈적하니깐. 선풍기 틀어놓고 문 열어놓고 잔다고 해도 끈적끈적하죠.]
가마솥더위와 연일 사투를 벌이고 있는 건, 이들뿐만이 아닙니다.
아파트 경비원들은 에어컨도 없는 한 평 남짓한 공간에서 24시간을 견뎌냅니다.
선풍기 3대를 총동원해도 내부 온도는 30도를 훌쩍 넘기고, 모자 안도 어느새 땀으로 흥건합니다.
땡볕에 순찰이라도 할 때면, 햇볕은 살인 무기에 못지않습니다.
[아파트 경비원 : 선풍기 바람은 추울 땐 춥지만 더울 때는 선풍기에서도 열이 나요. 숨이 막히죠. (밤에는) 그렇다고 문을 열어놓고 자다 보면 모기가 또 덤비죠.]
24년 만에 찾아온 최악의 폭염 속, 소외된 곳에서는 오늘도 찜통더위와 맞서 싸우며 힘겨운 여름을 나고 있습니다.
YTN 차정윤[jycha@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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