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부터 시행된 청탁금지법으로, 스승의 날 풍경도 많이 바뀌었습니다.
꽃 한 송이 나누는 것조차 조심스럽게 됐지만, 선생님들은 대체로 불필요한 오해의 소지가 없어 후련하다고 말합니다.
나혜인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서울 양재동의 한 꽃시장.
스승의 날을 불과 하루 앞뒀지만, 카네이션을 찾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지난 2016년 청탁금지법이 시행되면서 학생이 교사에게 개인적으로 꽃을 주는 것이 불법이 됐기 때문입니다.
[성다희 / 꽃시장 상인 : 카네이션은 스승의 날인 데 비해 많이 안 나가고요. 작년에 비해서도 너무 안 나가고…]
꽃 한 송이를 나누는 데도 엄격한 규정이 적용되면서, 교육 현장에서는 스승의 날이 부담스럽다는 반응도 나옵니다.
[이의영 / 고등학교 교사 : 스승의 날이라고 해서 어떤 특별한 행사를 하는 게 서로 요즘은 많이 어색하고 민망한 것도 사실이고요.]
이렇다 보니 스승의 날 행사를 따로 치르지 않거나 아예 문을 닫는 학교도 많습니다.
전교생이 선생님과 함께 수련회를 떠나기도 합니다.
[한지민 / 서울 동구여중 1학년 : 수련회 가서 선생님들께 스승의 날 노래 불러드리고, 상장 같은 거랑 편지랑 같이 드리기로 했어요.]
스승에게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는 쉽지 않게 됐지만, 교사에게 촌지를 건네는 등 잘못된 관행을 아예 뿌리 뽑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가 많습니다.
[김경미 / 서울 동구여중 교사 : 교사들도 부모님들 학교에서 만나야 하는 상황이 생겼을 때 ‘편안하게 학교에 오십시오' 라고 할 수 있는 상황이 됐고…]
지난 2일에는 현직 교사가 스승의 날을 폐지하자는 국민 청원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정성식 / 실천교육교사모임 회장 : 스승의 날은 교사들뿐만 아니라 학생들, 학부모도 부담스러워하고 있는 현실이거든요. 교육의 의미를 한 번쯤 생각해보자는 취지로 ‘교육의 날' 이렇게 바꾸면…]
은사의 가슴에 카네이션을 달아 드리던 익숙한 풍경은 사라져 가지만, 선생님과 학생들은 선물과 꽃이 오가지 않아도 돈독한 사제지간의 정은 이어갈 수 있는 스승의 날이 되길 바라고 있습니다.
YTN 나혜인[nahi8@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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