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난리 겪은 농민들은 무더위가 무섭습니다.
한창 자랄 시기에 물에 빠진 농작물들이 뜨거워진 날씨에 썩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이상곤 기자입니다.
[기자]
집중호우로 침수 피해를 본 멜론 재배 시설입니다.
올 추석 출하를 목표로 심은 모종들인데 모두 못 쓰게 됐습니다.
겉으론 멀쩡해 보이지만, 한꺼번에 많은 물을 머금은 뿌리가 불볕더위에 그대로 썩어버리기 때문입니다.
[최복자 / 멜론 재배 농민 : 상태는 좋아질 수는 없어요. 다 포기해야 해요. 병도 병이지만 멜론 같은 것은 열매를 맺을 수 없어요. 약해져서….]
부근에 심은 상추들도 축축 늘어져 제대로 된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출하가 이제 막 시작된 상추입니다.
흙탕물을 뒤집어쓰면서 시들어 상품성을 잃었습니다.
수박 재배 농민들은 벌써 올해 농사를 망쳤다며 허탈해합니다.
장맛비로 줄기와 잎이 물러진 상태에서 비닐하우스 내부 온도가 치솟는 게 문제입니다.
벌써 속이 물러져 썩는 수박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 정도면 수확조차 장담할 수 없습니다.
[조한숙 / 수박 재배 농민 : 수박이 지금 뿌리로 물을 빨아 먹었어요. 넝쿨이 시들고 그러면 속이 썩어요. 잎이 있어야 수박이 싱싱한데….]
고추와 콩 등 침수 피해를 본 농작물들은 어느 하나 온전한 게 없습니다.
온 정성을 쏟았지만, 농민들의 마음은 새까맣게 타들어 가고 있습니다.
YTN 이상곤[sklee1@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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