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레트로, 복고풍이 유행이죠.
거꾸로 우리 근대 미술과 문학을 보면 놀라운 현대성이 있습니다.
그 비결은 교류에 있음을 알려주는 전시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이승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 '미술이 문학을 만났을 때'展,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 5월 30일까지
1930~40년대, 많은 예술가는 문인이면서 화가였습니다.
[소설 '반년간' 박태원 글·그림, 1933년]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 '천변풍경'을 쓴 소설가이자 봉준호 감독의 외할아버지인 박태원은 삽화도 그렸는데, 마치 영화 장면 같습니다.
남녀가 만나는 장면은 위에서, 글자는 가까이에서 촬영한 장면처럼 보입니다.
시인 이상은 원래 화가를 꿈꿨습니다.
그림도 전위적이고 난해했습니다.
경성의 문인과 화가들은 '시를 그림과 같이, 그림을 시와 같이' 여겼습니다.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백석 글·정현웅 그림, 1938년 '여성']
백석과 정현웅이 함께 한 시가 실린 잡지는 매진을 기록했습니다.
"책은 한껏 아름다워라. 그대는 인공으로 된 모든 문화물 가운데 꽃이요 천사요 영웅이기 때문이다." 이태준, 1941년, '무서록'
문인이 글을 쓰고, 화가가 표지와 삽화를 그린 잡지들은 '화문(畵文)'이라는 장르를 이루기도 했습니다.
그들은 서로의 정신적, 물질적 후원자이기도 했습니다.
['한강의 포플라 나무' 최재덕, 1940년대, 시인 김광균 한때 소장]
시인 김광균은 화가 최재덕에게 '바람 같은 미소를 띤 부처님'같다는 찬사를 보냈습니다.
[김인혜 / 국립현대미술관 근대미술팀장 : 세상이 예술가를 잘 알아주진 않잖아요. 그렇지만 그네들끼리는 정말 정신적으로 중요한 일을 하고 있다는 그런 자의식을 성장해나갔다….]
식민지의 암울함과 문화적 격변기의 혼란 속에서도 뛰어난 작품을 탄생시킨 예술인들의 교류,
전문적이지만 분업화된 현재의 삶에도 많은 영감을 주고 있습니다.
YTN 이승은[selee@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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