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가격이 8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국내에선 쌀 때 사두자, 이른바 '엔테크' 열풍이 불고 있습니다.
일본 여행을 가는 것도 아닌데 싼 값에 쌓아뒀다가, 가격이 오를 때 환차익을 기대하는 건데요.
주로 은행에 엔화 예금을 개설하는 방식으로 엔화를 사들이고 있습니다.
14일 기준 국내 5대 은행의 엔화 예금 잔액을 보면 총 8,082억 엔입니다.
지난달 말 6,979억 엔이었으니까.
열흘 남짓 만에 1,103억 엔, 우리 돈으로 1조 원 넘는 돈이 몰렸습니다. 15.8%나 급증한 거죠.
엔화 값이 대체 얼마나 떨어졌길래, 이렇게 관심이 쏠리는 걸까요?
올해 엔화 가치 추이를 보면 4월 말, 100엔 당 1,000원을 넘나들었던 원·엔 환율이 이번 달 들어 900원대 초반까지 급락했습니다.
올해 최고점과 비교하면 9% 넘게 떨어진 셈입니다.
이렇게 엔저 현상이 이어진 배경 역시나 미국 기준금리입니다.
이번 달은 '동결'로 잠시 숨을 고르지만, 미국의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 기조로, 세계 각국 중앙은행들도 연달아 기준금리를 올렸습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였는데요.
일본 만큼은 금리를 거의 올리지 않았습니다.
통상 자금은 금리가 높은 쪽으로 흘러 들어가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엔화의 가치는 떨어질 수밖에 없었던 거죠.
그런데 왜 지금에 와서 엔화의 인기가 높아진 걸까요?
바로 '회복 기대심리' 입니다.
"아, 지금 사면 조만간 오르겠구나" 하는 기대심리 때문인데요.
실제 닛케이 지수는 33년 만에 3만 3천 선을 돌파했고, 국내에서는 일본주식을 사는 투자자, 이른바 일학개미들도 늘었습니다.
일본 경제가 회복세로 돌아서는 것 아니냐는 기대심리가 현실화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본 은행 총재가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면서 당분간 엔저 현상은 계속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한데요.
때문에 전문가들은 엔테크에 조금 더 보수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합니다.
중장기적으로는 투자 수익을 거둘 수 있겠지만, 성장이 둔화하고 있는 일본 경제의 특성상 갑작스럽게 엔화가치가 상승하기는 어려운 만큼, 섣불리 단기간 수익을 기대하고 너무 많은 투자를 하기에는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YTN 박석원 (ancpark@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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