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소방관 2명이 순직한 문경 육가공 공장 화재와 관련해, 정부의 합동 감식 결과가 나왔습니다.
공장 관계자가 사고 이틀 전에 화재 경보기를 강제로 껐다고 합니다.
이러니 초기 대응을 제대로 못했겠죠.
119 신고도 늦어졌습니다.
불이 번지고 나서야 뒤늦게 신고가 이뤄졌던 겁니다.
불은 삽시간에 번졌고, 소방관이 손쓸 틈이 없었습니다.
수색을 하고 나왔던 소방관들은 안에 사람이 있다는 말을 듣고 다시 한 번 더! 불길 속으로 들어갔습니다.
열린 출입문으로 공기가 들어오면서 공장 안에 있던 가연성 가스가 폭발했고, 구조물이 무너져 내리면서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소방관 4명 중 2명만 가까스로 탈출에 성공했고, 나머지 2명은 끝내 숨을 거뒀습니다.
이 같은 화재나 구급현장에서 소방관들은 반드시 짝을 지어 근무해야 합니다.
팀워크가 생명이죠.
그런데 서로를 향한 신뢰에 금이 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현장에서 나온다고 합니다.
정부가 올해부터 국가직 공무원인 소방관들은 동료 평가를 의무적으로 하도록 정했기 때문입니다.
내 옆에서 함께 불을 끄고 내 목숨을 맡겨야 할 동료를 어떻게 평가해야겠습니까?
그리고 나는 또 어떤 평가를 받게 될까요.
서로를 믿을 수는 있을까요.
팀워크가 좋아질 수도 있지만, 반대로 신뢰가 깨질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현장에서는 업무 특성을 고려한 세부기준을 마련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우종훈 기자입니다.
[기자]
일정 기간 같은 부서에서 일한 근무자들이 무작위로 선정돼 동료의 실적과 직무수행 능력, 태도를 평가하는 것으로 현재 한창 진행 중입니다.
동료 평가 내용은 지나친 비방과 비난을 제외하고 당사자에게 공개됩니다.
결과에 따라 등급은 네 단계로 매겨지고 성과급 지급에 일정 비율 반영됩니다.
상급자의 하향식 평가를 보완하고 같이 일하는 동료를 통해 역량과 성과를 판단할 수 있게 인사혁신처가 전체 국가직 공무원에 처음 의무화했습니다.
경찰에선 지난 2007년부터 도입해 시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장 소방관 사이에선 업무 특성을 이유로 우려가 나옵니다.
[김길중 / 전국공무원노조 소방본부 : 같이 1천 도 되는 온도까지 올라가는 화재 현장에 들어가는데 얘가 잘했네, 못했네 평가한다는 건 서로 죽자는 것밖에 안 ... (중략)
YTN 안보라 (anbora@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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